獨斷論

고구려와 고구리에 대해 본문

조선사독단/오국사

고구려와 고구리에 대해

부르칸 2011. 8. 7. 18:38

1. 高는 음차인가 漢譯인가?

엄밀히 말하면 훈음병차이다.
高句麗라는 국호는 첫도읍 紇升骨(흘승골)을 따라 지었다. 우리옛말에 /h/의 음가가 없었으므로 紇은 '슬'이요 升은 사이시옷을 나타내며 骨은 그냥 '고을'이다. 즉 紇升骨은 '슰골'을 음차한 것이고 이는 오늘날말의 '수릿골'에 해당된다. '수릿골'이란 달리말하면 '꼭대기'고을인데 '대기'는 '푼수대기'와 같이 그저 관습상 붙는 접미어요 高의 뜻을 갖는 우리말은 '꼭'이며 중세국어에서는 '곡'이었다. 여기에 요즘은 대개 '멍텅구리'와 '아구리' 같은데서 안좋은 의미로 많이 쓰이는 파생접사 '구리'를 붙여 나랏니름 '곡구리' 즉 '고구리'를 만들었지만 '구리'는 고대에 일반적인 파생접사였다.

2. 고구려일까 고구리일까?

이걸가지고 쓸데없이 싸우는 이들이 많다.
내가보기에 고구려라고 하나 고구리라고 하나 틀리지 않지만 더 정확히는 고구례라고 해야한다. 
파생접사 '구리'는 또한 '구레'가 되기도 한다. '옆구리'를 옛말에 '녑구레'라고 했으며 '허구리'를 또한 '허구레'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고구리'라고 하나 '고구례'라고하나 같은 말이지만 고구례가 더 옛말에 가깝다. 그렇기때문에 제왕운기에 高句麗의 句를 생략하고 高禮(고례)라고 한 것이다. 그렇다고 高句麗를 '고구려'로 읽는다고 하여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언어에 대한 이해가 적은 까닭이다. 우리가 '방고래'를 방고리라고 한들, 그리고 방구렁이라고 한들 틀린것이 아니기때문이다.

麗를 설문해자에서는 郞計切로 발음하라고 했으니 이는 곧 '례'로 발음해야 한다. 왜 현대에들어 麗를 '려'로 발음했는지 알수없지만 설문해자의 발음을 따라 麗는 '례'로 발음하여 高句麗는 '고구례'로 읽어야 더 정확하며 제왕운기의 高禮(고례)와도 발음이 통한다.

3. 고구려일까 고려일까?

고구려를 줄여서 고려라고도 한다. 어떤이들은 하나는 틀리고 하나는 맞다고 하기도 하고 고구려와 고려는 다른 나라라고 하기도 하지만 고구려와 고려는 서로 같은 말이다. 아래 우리말을 보면 왜 고구려와 고려가 같은지 깨달을수있다.
      = 달구리
달팽    = 달팡구리
싸리토 = 싸리퉁구리
진허    = 진허구리
      = 허구리

딱봐도 알수있듯이 '구리'계통의 파생접사가 붙은 명사에서 '구'는 쉽게 생략되어 같은 뜻을 갖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구리'라는 파생접사를 붙여 만든 나랏니름 '고구려'를 '고려'라고 해도 같은 나라가 되며 같은 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추모왕이 세운 나라의 이름도 고구려와 고려가 되며 왕건이 세운 나라의 이름도 고구려와 고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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