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斷論

산해경에 조선은 바다에 있다고 했다? 본문

쉰소리

산해경에 조선은 바다에 있다고 했다?

부르칸 2012. 4. 25. 06:54
고조선의 위치를 알기 위하여 산해경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산해경에서는 이상하게도 조선이 바다에 있다고 했다.
東海之内, 北海之隅, 有國名曰朝鮮...
동쪽 해(海)의 안쪽과 북쪽 해(海)의 귀퉁이에 나라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조선(朝鮮)이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절대로 위 구절은 조선이 바다에 있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또한 위에서 말한 북해는 발해바다도 아니다. 만약 위 구절의 북해가 발해바다라면 동해는 어디란 말인가? 논리에 어긋난다.

산해경의 海를 알기 위해서는 산해경 전체 구조를 파악해 보아야만 한다.
산해경은 전체 18권으로 되어있는데 그 순서가 다음과 같다. 
권1.   南山經;     권2. 西山經;      권3. 北山經;       권4. 東山經;      권5. 中山經
권6.   海外南經;  권7. 海外西經;   권8. 海外北經;    권9. 海外東經;
권10. 海内南經;  권11. 海内西經;  권12. 海内北經;  권13. 海内東經
권14. 大荒東經;  권15. 大荒南經;  권16. 大荒西經;  권17. 大荒北經
권18. 海内經;
권1~권5까지는 산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권6~권9까지는 해외(海外)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권10~권13까지는 해내(海內)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권14~권17까지는 대황(大荒)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권18에서는 다시 해내(海內)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리고 문제의 조선이 바다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 구절은 권18 해내경(海内經)에 나온다.
 
중국은 동쪽과 동남쪽만 바다가 있다. 중국의 북쪽과 서쪽과 남쪽에는 바다가 없다. 육지이다.
그런데 산해경에는 해외서경(海外西經)과 해외북경(海外北經)이 있으니 여기서 海란 바다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산해경의 구조를 모르고 東海之内, 北海之隅, 有國名曰朝鮮라는 구절만 읽고서 조선은 바다에 있었다라고 하는 것은 산해경을 다 읽지 못하고 산해경의 한 구절만 가져와 시를 해석하듯 주관적인 것이다.

산해경의 海란 무엇인가?
海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고대 중국의 영토 개념부터 알아봐야 한다.
하(夏)와 은(殷) 시대에는 왕기(王機) 밖의 지역을 5개로 나누었는데
각각 전복(甸服) 후복(侯服) 채복(綵服) 요복(要服) 황복(荒服)으로 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5복(五服)이다.
전복(甸服)은 왕기(王機)로부터 500리까지의 땅이고
후복(侯服)은 전복(甸服)으로부터 500리까지의 땅이며
채복(綵服)은 후복(侯服)으로부터 500리까지의 땅이며
요복(要服)은 채후(綵侯)으로부터 500리까지의 땅이며
황복(荒服)은 요복(要服)으로부터 500리까지의 땅이다.
또한 요복(要服)은 이(夷)족과 만(蠻)족이 살던 지역이고,
황복(荒服)은 융(戎)족과 적(狄)족이 살던 지역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산해경에서 말한 해내(海內)와 해외(海外)는 자신의 국토 안과 국토 밖을 각각 말함임을 짐작 할 수 있는데 정말 그런지 살펴보자.
<<爾雅注疏>>권6
九夷八狄七戎六蠻謂之四海
구이 팔적 칠융 육만을 사해四海라 한다.

<<尚書全解>>권6
謂九州之外廹於四海每方各建五人以為之長也盖自甸服至綏服方三千里是九州之内也要服荒服各一千里是九州之外也
구주(九州)의 밖은 사해(四海)와 가까운데, 매 方마다 각기 5명을 장(長)으로 두었다.
대개 전복(甸服)으로부터 채복(綏服)까지는 방 3000리인데 이곳이 구주(九州)의 안쪽이다.
요복(要服)과 황복(荒服)은 각기 1000리인데 이것이 구주(九州)의 밖이다.
쉽게 말하면,
한족漢族이 살던 구주(九州)는 전복과 후복과 채복이고...
그 밖의 오랑캐가 살던 지역이 요복과 황복인데, 그 사방의 영역이 곧 四海라는 것이다.
따라서
동쪽으로 한족漢族이 살지 않던 지역이 바로 동해東海이고
서쪽으로 한족漢族이 살지 않던 지역이 바로 서해西海이고
남쪽으로 한족漢族이 살지 않던 지역이 바로 남해南海이고
북쪽으로 한족漢族이 살지 않던 지역이 바로 북해北海이다.

즉, 산해경의 海란 이런 것이다. 바다라는 말이 아니다.
권14~권17까지는 대황大荒에 관한 것인데,
산해경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해海를 바다로 해석하는 것처럼 황荒을 거친 땅으로 해석하면 되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따라서 아래 구절은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가?
東海之内, 北海之隅, 有國名曰朝鮮
조선이라는 나라는 동쪽 요복(要服)의 안쪽 채복(綵服)의 땅 중에서 북쪽 요복(要服)의 땅과 약간 걸쳐 있는 곳에 있다.
이곳이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옛날 조선(朝鮮)이 북쪽으로 지나국의 땅을 정복하여 채복을 조선의 영토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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