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斷論

계루부의 어원 본문

조선사독단/오국사

계루부의 어원

부르칸 2011. 8. 8. 20:01
삼국사기에 나오는 고구려 5부는 다음과 같다.
桓那部(환나부) 
掾那部(연나부) 
貫那部(관나부) 
提那部(제나부) 
沸流部(비류부)

중국사료에 나오는 고구려 5부는 대개 다음과 같다. 
順奴部(순노부)
涓奴部(연노부, 消奴部로 적기도 하는데 삼국지를 따라 消奴部는 고려대상에서 제외시킨다.)
灌奴部(관노부)
絶奴部(절노부)
桂婁部(계루부)  

내가 생각하기에 위 순서대로 동부 서부 남부 북부 내부이나 계루부의 말뜻은 중부가 아니다. 

i) 동부
桓은 현재 우리말 발음이 "환"이니 고대에는 'ㅎ'의 음가가 없었으므로 桓은 '환'이 아니라 '수안'으로 이를 중국사서에서 順으로 음차하였다.

ii) 서부
삼국사기에서는 掾으로 쓰고 삼국지에서는 涓으로 적었으니 모두 발음이 '연'으로 같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후대의 사서에서 위략을 베꼈다면서 消로 적기도 하였으나 한참 후대의 기록이므로 삼국지가 맞다고 본다. 

iii) 남부
삼국사기에서는 貫을 쓰고 중국기록에서는 灌을 써서 둘다 '관'으로 남부를 의미한다.

iv) 북부
북부여를 '助利非西(조리비서)'라고 하였으니 '비서'는 '부여'의 轉音인바 助利(조리)는 곧 '北'의 뜻이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는 提(제)로 쓰고 잡지에서는 助利(조리,졸?)라 하였지만 모두 絶(절)의 음차에 해당한다. 

마지막 남은 것은 내부인데 고구려 건국 초기부터 비류국과 싸워 송양을 복속시킨것은 이곳이 매우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沸流部(비류부)가 내부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桂婁部(계루부)와 沸流部(비류부)는 그 발음이 서로 판이하게 다르므로 어떻게 연결시킬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내가 보건데 '桂婁(계루)'란 곧 王城(왕성)에 해당하는 고대우리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이다.

계루의 '계'란 무슨 뜻인가?

삼국사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婆娑王二十二年於金城東南築城號月城或號在城周一千二十三步
파사왕 22년(101CE)에 금성 동남쪽에 성을 쌓아 월성(月城) 혹은 在城(재성)이라고 불렀는데, 둘레가 1천 23보였다.
在城(재성)... 무슨뜻일까?
동사강목에 在城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였다
在方言畎也
在城의 在는 방언(즉 우리말)로 畎이라고 한다는 말인데 내가 보기에 在의 뜻이 "계시다"이므로 어간 "계"를 畎으로 쓴 것이다. 
在城이란 임금님이 계신 城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在城에서 在의 뜻과 桂婁에서 桂의 음이 "계"로 서로 같다.

계루의 '루'란 무슨 뜻인가?

만약 '계루(桂婁)'가 在城의 뜻이라면 婁(루)를 쓰지 않고 '잣'을 음차하여 濟로 쓰던지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고 婁를 썼다.
우리말에 '루'로 끝나는 말이 여럿 있는데 이중에 본문과 연관된 단어만 나열해보겠다.
나루 - 강이나 내 또는 좁은 바닷목에서 배가 건너다니는 일정한 곳.
마루 -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
벼루 -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벼랑
돌모루 - 바위로 둘려 있는 산모퉁이. 
물모루 - 시냇물이 흘러가다가 모가 져서 굽이도는 곳. 
미루 - 밋밋하게 널리 펼쳐져 있는 들이나 벌판 또는 등판. 
솔모루 - 소나무가 많이 있는 모퉁이.
돗자루 - ‘돗자리’의 사투리(전남). 
두루 - ‘들01’의 사투리(함경).
드루 - ‘들01’의 사투리(강원).
나루는 냇가의 '루'이며, 마루는 높은 곳에 있는 '루'이고, 벼루는 벼랑의 '루'이며, 모루는 모퉁이의 '루'이고, 미루는 밋밋한 평원의 '루'이고, 자루는 자리의 사투리이며, 두루 또는 드루는 '들'의 사투리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접미사 '루'가 어떤 낱말에 붙어 '루' 앞에 붙은 말의 성질을 갖는 땅으로 그 의미가 변한다는 것이다. 

즉, "계루"란 계시다의 어간 "계"에 '루'가 붙었으므로 "(임금이)계신 땅"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이다. 

고대어 "계루"는 오늘날 王城(왕성)이라는 말이며, 신라에서는 이를 在城이라 사용하였으며, 중국사서에서는 이를 잘 알지못하고 도읍이라는 뜻의 "계루"를 桂婁로 음차하고 內部라고 하였다. 공교롭게도 동서남북을 제외한 비류부에 왕성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비류부가 계루부가 되었지만 만약 동부 환나부에 왕성이 있었다면 환나부가 곧 계루부가 되는 것이다. 

중국사서라고 항상 맞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즉, 本涓奴部爲王, 稍微弱, 今桂婁部代之.은 틀렸다. 항상 왕성이 있는 곳이 계루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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