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斷論

대가리와 달수는 환인과 환웅 본문

조선사독단/단군조선

대가리와 달수는 환인과 환웅

부르칸 2012. 9. 17. 17:16

제목이 좀 수상적지만 “대가리”라는 단어와 “달수”라는 이름은 단군조선이 건국되기 전부터 써오던 유서 깊은 말이다.

 

1) 대가리에 대하여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桓因(환인)과 桓雄(환웅)은 모두 丸仁과 丸雄이어야만 한다.

여기서 쓰인 丸의 뜻은 “동글(둥글)”인데 “동글”과는 다른 널따랗고 무한한 뜻을 담아 “”이라는 파생어가 생겨났다. 이는 하늘을 뜻하는 고대어이다.

이것의 증거는 상고시대에 우리와 같은 민족이었던 흉노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前漢書》卷九十四上〈匈奴傳〉第六十四上

單于姓攣鞮氏其國稱之曰撐犁孤塗單于匈奴謂天為撐犁謂子為孤塗單于者廣大之貌也言其象天單于然也

單于의 성씨는 攣鞮(련제)이다. 흉노에서 그를 칭하여 이르기를 撐犁孤塗(탱리고도)單于라고 한다. 흉노는 하늘을 撐犁(탱리)라고 하고 아들을 孤塗(고도)라고 한다. 單于者廣大之貌也言其象天單于然也

번역이 애매한 부분은 그대로 남겨 놓았다.

위 후한서 구절에서 撐犁(탱리)란 앞서 제시한 고대어 “”의 파생어이다.

그리고 둥그런 하늘을 닮은 군왕을 일컬어 單于라 하였으므로 이는 선우가 아니라 “당간(단간)”이며 하늘을 닮은 형상을 “덩그런(란)”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 번역 못한 구절은 이렇게 해석된다.

單于者廣大之貌也言其象天單于然也

단간(單于)이라는 것은 광대한 형상이며 天을 형상화하여 말할 때는 란(單于然, 즉 덩그런)이라고 한다.

言其象天單于然也에서 然은 문법요소가 아니라 음차한 글자이다.

 

이제 다시 撐犁(탱리)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앞서 아무런 설명 없이 撐犁(탱리)가 “”의 파생어라고 하였는데 丸의 뜻인 “”에 주격조사 “이”를 붙여 주체를 만들어 명사로 고착화된다면 “리”가 된다.[1] 撐犁는 tengri로도 표시하는데 “리”와 아주 음이 비슷하며 흉노의 tengri와 재구한 고대어 “리”는 하늘의 광대한 형상을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리”를 이두법으로 표현한다면 어근의 둥그런 형상을 丸으로 쓰고 주격조사 ‘이’를 仁으로 쓴다면 丸仁이 되는데 불교도 일연이 삼국유사를 쓰면서 丸仁과 독음이 같은 불교용어 桓因으로 바꾸어 버렸다.

 

지금은 속어가 되어 버렸지만 머리를 뜻하는 “대가리” 또한 하늘을 뜻하는 고대어 “리”와 그 어원이 같다. 신체 일부 중에 가장 높고 동그란 부분을 대가리라고 하였듯이 온 세상 만물 가운데에서 가장 높고 동그란 하늘을 “리”라고 하였다는 것은 우리민족이 고대로부터 얼마나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와 섭리를 올바르게 깨달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대가리는 머리의 속어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말 속에 우리 고대문화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을수도 있는 일이다. 역시 비칭이 되어버린 "치"와 "보"는 삼국시대만 해도 "막리지(머릿치)"와 "大輔(갓부)" 등으로 쓰인 것을 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2) 달수에 대하여

영수, 철수, 명수……

이런 이름 가운데 원조는 누가 뭐래도 “달수”이다.

 

丸仁(대가리)의 아들을 丸雄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雄을 무엇이라 읽어야 할까? 양주동 선생은 雄은 곧 수컷을 뜻하는 “수”인데 “수”란 고대에 남신(男神)을 뜻하는 존칭어이며 해모수의 “수” 역시 이와 같다고 설명한다.[2] 해모수를 해머슴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해모수란 곧 개마수이며 이는 삼국유사의 단군사화에 기록된 남신(男神)을 뜻하는 “수「雄(웅)」”와 여신(女神)을 뜻하는 “고마「熊(웅)」”로부터 파생된 고마수「熊雄」의 전음(轉音)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丸雄에서 丸은 “”이요 雄은 “수”이므로 “수”로 읽힐 수 있다. 목구멍소리 “ㄱ”은 같은 목구멍소리 “ㅇ”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이어 “ㅇ”이 중첩되면 축약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 > 수 > 수 > 달수

필자의 주장이 맞다면 “달수”란 이름은 5000년도 넘게 사용되어온 이름이다. 백제의 관직명인 達率(달솔) 역시나 “달수”의 백제사투리인데 “수”를 率(솔)로 쓴 것은 그들이 아랫사람을 거느리는 직책이기에 率을 쓴 것이리라.


명수란 곧 "明수"일 것인데 明을 "밝"으로 읽으면 "박수"가 되며

철수란 아마도 고국원왕의 이름을 본땄을 것이고

영수란 곧 "英수"일 것인데 "해모수"가 곧 "개마수"에 해당되는바 "개마"를 英으로 쓴 이름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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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말에는 주격조사 “이”를 붙여 명사화된 단어가 많다. 예를 들어보면 ‘어버이’와 ‘어머니’와 ‘미닫이’와 ‘물받이’와 등이 있다. 특히 外를 뜻하는 중세국어 ‘밧’은 주격조사 ‘이’가 붙을 때 곡용하여 ‘밧기’로 쓰이는데 오늘날에는 이를 감안하여 ‘밖’으로 쓰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2] 양주동, 고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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